대부분의 반려견과 반려묘에게 보호자는 세상의 전부다. 그들이 우주이자, 삶의 이유다. 화재 현장에서 큰 소리로 짖으며 온몸을 날려 가족을 구한 개, 4,100km를 6개월 동안 홀로 걸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미국의 보비, 10년 간 시부야역에서 죽은 주인을 기다린 하치, 11년간 주인의 무덤 곁을 지킨 아르헨티나 캡틴까지. 세상에는 수많은 ‘털 덮인 생명’들이 인간과 깊은 유대를 간직한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. 작은 책임감이어도 괜찮다. 오늘 없던 책임감이 생기고, 내일 더 깊어지고, 모레엔 단단해진다면 버려질 생명 하나가 줄어들 것이다. 반려와 유기 사이의 거리는 마음 하나 차이다. 선택이 아닌 약속이, 소유가 아닌 책임이 두 거리를 결정한다.